여행이야기/영국
Royal Holloway, University of London
JEK Hong
2009. 10. 25. 04:55
하루종일 흐리고 비가 오다가 오후 두 시쯤 갑자기 맑아지면서 햇볕이 너무 예뻐 사진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모처럼 주말인데 하루종일 화요일에 있는 시험 준비만 하기엔 좋은 날씨가 너무 억울해서 말이지.
막상 밖으로 나갔을 땐 다시 비가 좀 떨어지고 구름이 해를 많이 가렸지만 말이다.
이건 약 3주 전에 찍은 Founder's Building의 사진이다. 하늘의 푸른 정도가 오늘 찍으면 더 예뻤겠지만 오늘은 이 길을 통해서 Founder's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찍지 못했다. 나중에, 겨울이 지나고서라도 날씨가 맑은 날 일찍 일어나서 이곳 사진을 한 번 더 찍고 싶다.
이 건물은 날 일(日)자 모양으로 생겼다. 안쪽의 두 개의 빈 공간은 이렇게 잔디밭이 있다. 나는 주로 강의실을 지나다닐 때 이 쪽을 지나가지만 다른 쪽은 가보지 못했다. 날씨가 좋으면 이 잔디밭에서 끼리끼리 모여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엔 많이 흐려서 잘 볼 수 없지만. 처음 봤을 땐 우리의 중광이 문득 떠올랐었던.
계단으로 올라가서 찍은 반대편 사진. 대학을 구경하러 온 부부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가이드 해주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이곳도 학교 알바 중 하나.. 시급이 무진장 세다던데.
열매가 너무 예쁘게 맺혀있어서 찍어봤다. 영국에는 이 나무 종류가 아니더라도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등 작은 열매가 맺혀 있는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아, 여기엔 크리스마스 상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호랑가시나무도 무지하게 많다. 영국 가정집에서 정원에 많이 키우는데 열매를 맺으면 아기자기한 열매들이 색깔이 얼마나 이쁜지.
캠퍼스에서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려고 생각해보니 이곳이 생각났다. Garden Lodge라고 하는 이곳은 음악연습실.
주말에도 개방이 되는지 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Founder's Building의 Student Service Center에서 음악 연습실 사용신청을 하면 음악대학쪽의 허가를 받아서 며칠 후에 permission slip을 준다. 그러면 이걸 가지고 연습하고 싶을 때마다 Founder's의 리셉션에 가면 1회 1시간씩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곳의 열쇠를 준다. 이미 신청은 이 주 전에 해놓고 허가도 받았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가지 않고 있다. 아무튼, 가정집처럼 생긴 캠퍼스 구석의 아늑한 이곳은, 이제 내가 플룻을 연습하게 될 장소. 내 몸과 마음이 게을러지지만 않는다면 일년 동안 꽤 부지런하게 들락거리게 될 곳.!
Garden Lodge의 왼편에는 큰 길가가 있다. 저 앞으로 10분에서 20분 정도 쭉- 가면 Egham시내가 나온다. 주유소도 있고 음식점도 있고 조금만 더 가면 내가 주로 장을 보는 Tesco도 있고. 주중에는 강의실이랑 기숙사만 왔다갔다하느라 몰랐는데 이제 가을이 제법 왔는지 나무들에 단풍이 들었다. 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Virginia Water Park에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아직 춥지는 않다. 딱 좋다. 얇은 가을 티 하나만 입고도 밖엘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을이구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