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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은 내가 제일 아니 유일하게 좋아하는 작가다.
부끄럽게도, 이제까지 책들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 사람 빼고는 딱히 좋다고 할 수 있는 작가가 아직 없긴 하지만.
하지만 나에게 이렇게 유일무이한 Idol Writer를 완전 제대로 만난 것 같아 뿌듯하다.

제목을 보고 땡기면 아주 가끔 가끔 책을 빌리거나 사서 읽었던 2년 전.
난 주로 가벼운 소설이나 마시멜로 이야기 같은 가벼운 자기계발서 정도를 읽었었는데.
명색이 사회과학도이니만큼 책도 고쪽으로 읽어보자 해서 사회과학 추천목록을 찾았지만 죄다 국부론, 맑시즘 막 요런 거..
다 눈으로 대충대충 훑다가 그나마 흥미롭게 눈이 들어왔던 게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였다.

나같은 사람은 '아 그래?'하고 지나칠 대수롭지 않은 사회현상들을
소름끼치는 직관과 통찰력으로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분석해서 티핑 포인트라는 자신의 주제에 싹 얽어버리는 방식이 나를 사로잡았다.

처음에는 책이 좀 어렵게 느껴져서 두 번은 더 읽은 것 같다.
처음이었다. 똑같은 책을 여러 번 읽고, 그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고 도서 날개에 있는 '저자가 쓴 다른 책'을 훑어 보고 또 다른 책을 빌려 읽어 본 거.

Outlier만 읽어보고 Blink
는 읽어보지 못하고 영국에 건너왔다.
여기선, 그 분이 New Yorker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만큼 사설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 뉴요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사 몇 개 가끔 넘겨 보는 게 전부였는데,

 얼마 전 문득 새로 나온 책이 혹시나 없을까 아마존에 들어갔다가 꽤 오래전에..! 2009년 10월에 새로운 책이 나온 걸 보고 얼른 사 버렸다.


바로 이 책이다.

이제까지 자신이 신문에 실었던 에세이들을 세 가지의 큰 주제에 맞추어 뽑아 묶어서 낸 책이다.
뉴요커 홈페이지에 가면 검색 시스템도 잘 안 되어 있고 이 분이 쓴 글을 제대로 찾기가 힘들었는데 너무 잘 됐다.

좀 아까 일단 책의 Preface 부분만 읽었는데 벌써부터 두근두근거린다.

이 책 속에, 그 많은 에세이들 속에 얼마나 기발하고 통찰력있는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있을까.
시원하고 달콤한 과즙이 듬뿍 들어있는 오렌지의 껍질을 조심 조심 벗겨낸 것 같은, 침이 입에 쓱- 고인 듯한 기분.
이젠 한 입 한 입 베어물 일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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