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영국 가자~ 런던 가고 싶다 노래를 불렀지만 다시 가게 될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여행을 정말 가는 건가 싶게 목적지를 정하고 비행기표를 끊고 두 달 여가 흘러 벌써 비행기를 타기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았다. 둘다 떠나기까지 해놓아야할 것들이 있어서 숙소, 비행기, 스위스패스 외에는 다른 준비를 거의 하지 못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어제부터 계속 서로 우리 정말 가는거냐고 확인에 확인을.런던은 그래도 짧은 시간동안 잘 보기 위해서 날짜별로 둘러볼 구역을 정하기는 했다.어딜 갈지 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봤던 곳은 또 가고 싶어서, 안 가본 곳은 가보지 않아서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어딘가 생략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이너한 장소들과 가보지 않은 런던 구석구석을 가기에는 영국..
그저껜가 그그저껜가, 2년 동안 쳐다보지도 않고 기억하지도 못했던 블로그에 프랑스 여행갔을 때 썼던 글들이 생각나 오랜만에 들어와 보구선 한창 열심히 했을 때 썼던 게시물들을 다 정독했다. 그 이후로 나는 밀려오는 향수에 묻혀서 지금까지도 헤어나오질 못한다. 영국 교환학생 시절 그 곳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과 내 발자국이 찍혔던 모든 곳에 대한 향수, 감사함과 의욕이 넘쳤던 그 때의 나에 대한 향수.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해서 내 것으로 만들었던 심리적 여유에 대한 향수. 카메라 들고 풍경사진 담아내며 뿌듯해했던 시간들에 대한 향수. 사진들과 함께 빽빽하게 씌여진 글들을 보면 내가 언제 저런 글들을 깨알같이 다 썼었나 싶다. 지금 이렇게 앉아서 내 얘기를 두 문단 이상 쓰는 것도 넘 오..
한국에 돌아온지 열흘이 조금 넘었다. 돌아오면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계절학기 시작 날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일주일이 빠르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의 휴식은 저 멀리. 한국에 오자마자 서울 새로운 방으로 다시 이사하고, 바로 계절학기를 들으면서, 두 과목을 4주 속성으로 듣는 빡빡함을 생전 처음으로 느끼면서 마음은 압박을 느끼고 있고, 거기에 또 축구 보는 것도 욕심스럽게 놓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어제 우루과이에 이겼으면 나의 이 저울질은 꽤 내 마음을 힘들게 했을 것 같다. 9개월동안 정말 하루하루를 느릿느릿 여유롭게 지내다가 한국에 오자마자 나에게 언제 그런 나날이 있었냐는 듯, 나는 또 마지막 학년이라는 나의 위치와 그것을 둘러싼 현실에 놀랍도록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블로그에 오랜..
이곳에 와서 짧으면 일주일, 길면 이주일에 한 번씩은 꼭 장을 보러 나간다. 과일은 매주 화요일마다 캠퍼스 안에서 열리는 Fruit market에서, 이 날은 Oriental Market도 같이 서서, 종갓집 김치도 매주 사 먹을 수 있다! (어제 과일 실컷 사고 김치를 까먹고 사지 못했다.. 김치 없이 한 주를 보내야 하는데ㅠ 여기 오기 전엔 나한테 이렇게 김치가 중요한 줄 몰랐다) 고기, 쥬스, 빵 뭐 이런 주식과 반찬 거리는 캠퍼스에서 나와 15분 쯤 걸어가면 Egham 시내에 테스코가 있다. 여기서 장을 보고 낑낑대고 집에 돌아온다. 귀찮긴 하지만, 산책하고 바깥 공기 쐴 겸 기분좋게 나갔다 온다. 저저번주 쯤에 테스코 가던 길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 봄향기를 내뿜으면서 점점 푸르게 변하고 있..
이제껏 나를 거쳐 간 화분 중 가장 잘 살아남아 준 히야신스. ^^ 지나친 방목으로 시들거나, 너무 애정을 쏟아 듬뿍듬뿍 주었던 물 땜에 뿌리가 썩는 불상사는, 이번엔 일어나지 않았다! 신기하다. 잎 사이에 솟아있던 녹색 꽃봉오리가 꽃을 피우면서 분홍색으로 싸악 변하는게. 이번에 히야신스를 키우면서 배웠던 가장 큰 교훈. 알뿌리 식물은 저얼대 물을 자주, 많이 주면 안 된다는 거. 난 항상 흙이 말라 있는 거 같으면 그 때마다 흠뻑 주었는데, 이제까지 넘치는 나의 애정을 받은 화분들은 모두 죽었었다 -_-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꽃은 다 시들었다. 꽃잎이 다 떨어지면, 선선한 곳에 내놓고 잘 말려, 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화분에 다시 심으면 꽃이 핀다고 한다. 조금 더 지켜보다가 화분에서 떼..
도서관 기숙사 도서관 기숙사. 하루에 낙은 밥 먹으러 기숙사로 들어왔을 때, 끼니를 해결하면서 틀어보는 드라마 한 편씩. 뭐 그 정도? 아. 한 달 후에 시험이 끝나면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떠날 여행에 대해서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 정도. 블로그에 사진 올리거나 몇 자 끄적거리는 거 좋은데..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다. 지금 많이 긴장되고 급하긴 한가보다. 전엔 사진이 정리가 안 되어있거나, 여행의 이야기를 까먹기 전에 블로그에 올리지 않으면 기억이 다 날아가버릴까봐 찝찝해서, 과제한다고 밤을 새도 그 정리는 꼭 했는데. 대충대충 싸이에라도 다 올려버리고. 아직 하이랜드 이야기와 에딘버러 이야기도 쓰지 못했고.. 가끔 시간 쪼개서 나갔던 런던 얘기도 못 썼고.. 음악도 올리고 싶은 거 많은데. 학생의 본분..
이곳은 3월부터 캠퍼스랑 마을 주택 정원에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이젠 봄바람도 살랑살랑 부는 게, 도서관과 기숙사를 왔다갔다 할 때마다 내가 캠퍼스 생활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든다. 그러다가도 아무리 봄이어도, 날씨가 좋아도 여기선 나 혼자니까라는 생각에 한국에서의 봄과, 우리 캠퍼스.. 중광.. 많은 것이 그리워지던 요즈음, 얼마전 테스코에 갔다. 거의 3주를 장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장을 봤는데, 그 와중에 화분들이 눈에 들어와버렸다. 두 달전에 키우던 히야신스가 꽃도 피지 못하고 죽어버려서 실망했었는데, 여기선 아주 튼실한 히야신스 세 뿌리가 화분에 담겨 있었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죽어버릴 것 같아서, 집에 들여놓은 이후 3일 째 되는 오늘까지도 물을 주지 않았는데, 조..
오늘 드디어 한 달 넘게 가고 있지 않던 손목시계에 새로운 건전지를 넣어주었다.! Egham에 시계 배터리를 갈아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건 애초에 알고 있었고, 현지 친구한테 근처에 시계 고치는 곳 없냐고 물었더니 일을 보려면 기차로 한 정거장인 스테인즈나, 너덧정거장인 윈저로 가야 한대서 귀찮기도 하고.. 은연 중에 손을 놓고 있었는가보다. 어제 오늘 그 놈의 헤어드라이기 때문에 스테인즈를 계속 왔다갔다 했는데, (여긴 드라이기 사러도 기차 타고 나가야 해..ㅠㅠ) 오늘 퍼뜩 혹시 몰라 가방에 멈춘 손목 시계를 넣고 가봤더니 드라이기를 샀던 백화점에 Watch repair shop이 있는 거였다. 이 나라는 사람 손을 거치는 일이면 뭐든지 값이 나가니까 비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한국선 2만원 정도 했..
저녁을 먹자마자부터 2/16~2/20, 프랑스의 뚜르지방 여행을 위해 사전조사를 하면서 4시간을 훌쩍 보내버렸다. 인영언니가 지나가듯 추천해준 Tours를 이번 학기 reading week의 여행지로 바로 정해버리고 덜컥 비행기표를 샀었다. 결제기록이 원화로 남아, 정확하게 몇 파운드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런던에서 뚜르로 가는 게 6만원, 돌아오는 건 97000원이 들었다. 숙소는 저저번주에 예약했다. 1인실로 19.44유로! 여기는 1인실, 2인실, 도미토리 상관없이 무조건 1인당 가격이다. 지난 방학 때 친구들이 한달 간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때 호스텔의 도미토리 가격을 생각하면 무지하게 저렴한 거래서 기분이 좋다. 4박 5일동안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정보를 얻기 위해서 Lonely Pla..
옷을 살 일이 생겼다던가, 오늘처럼 해어진 운동화를 대신할 새 신발을 살 일이 생겼다던가.. 하다 못해 아이쇼핑이라도 하고 싶은 날이면 언젠가부터 난 출발점을 피카딜리 서커스 (Piccadilly Circus) 역으로 잡고 있다. 평일이건 주말이건 피카딜리 서커스는 항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영국의 강남? ^^;; 사방으로 뻗쳐진 길이, 각각 어디로 통하는 지도 모르게 어지럽지만 '예쁜 곡선 길'로 알려져 있는 Regent Street, 그리고 그 길을 쭉 따라 올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Oxford street. 이 길은 내가 요즘 젤 좋아하는 길이다. 길가에 빽빽히 들어서 있는 쇼 윈도우. 나에겐 그림의 떡이지만 새로운 물건과 이쁜 가방과 옷을 보는 걸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
드디어 그 날이다. +_+ 주위 친구들의 여행길을 배웅하고 2주동안 이 날만 기다리며 혼자 집에서 띵가띵가 보냈는데.! 내일만 되면 1월 11일 개학 전까지의 나의 여행은 드디어 시작이다. 에세이는 오늘 중 다 끝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집에 와서 밤에 중간중간 다 마치면 되겠지 뭐.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주위 애들은 한 달 치 짐을 싸서 나갔다. 한 달 내내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모조리 돌고 오겠다며. 첨엔 정말 무지 부러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휴. 난 한 달을 집을 떠나서 떠도는 건 절대 못 할 것 같다. 그 생각이 들면 기숙사를 떠나 외국을 돌고 있는 애들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그 중 한 친구는 나에게 돈과, 핸드폰 요금이 떨어지면 top up 해달라고 탑업 카드도 맡기고 갔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