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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영국

Catbell :: Lake District

JEK Hong 2010. 4. 14. 07:12

케직에서 버스를 타고 드디어 캣벨 도착.! 평지에서 보는 호수도 멋있지만 위로 위로 올라가서 보는 전경은 말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무지하게 신났다. 산등성이가 많이 솟아 있었는데 산이라고 하기엔 나무가 없었다. 민둥산을 타고 산 꼭대기를 바라보며 그대-로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거였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은 걸러내기가 무지하게 어려워서, 아까운대로, 아주 많이 버리고 그나마 블로그에 올리려고 골라놓은 사진들이다.

아주 조금 올라왔을 뿐인데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



처음에는 길이 이렇게 나 있었다. 하지만 조금더 올라가면 이렇게 친절한 길은 없고, 산을 말 그대로 타고 올라가야 했다. 이 날 바람도 무지하게 많이 불고 비도 계속 흩뿌렸었다.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Derwent Water.



저기 보이는 봉우리까지 가야한다.ㅠ



산 능성이를 그대로 타고 올라가다시피 해서 그런지 한발자국 한발자국 옮길수록 눈앞이 탁 트였다.




아까보단 봉우리가 가까워졌다.


비가 와서 카메라도 옷 속에 막 집어넣어 보호하면서, 바람때문에 거의 뒤집혀서 휘날리다시피하는 내 머리카락을 계속 손으로 잡아 내리면서 그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제까지 올라왔던 길을 보니 마치 선물처럼 떠 있던 무지개. 이제까지 무지개를 몇 번 보긴 했지만 저렇게 예쁘고 또렷하고,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는 무지개는 처음 보아, 나는 '헉!'하면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사진을 얼마나 찍어댔는지 모른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올라가서 배경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무지개 위치가 바뀔 때마다.




나중에 더 올라가서는 아주 쌍으로 보였던 무지개. 며칠 전 교회에 가서 지질학을 공부하는 젠디에게, 나 저번 주에 호수지방 갔다 왔다고. 하이킹도 했는데 무지개도 봤다고 자랑했더니, "Yeah~ There are lots of rainbows in lake district"라고 하는 바람에 김이 샜지만....ㅋㅋ


어느덧 정상에 올라와서. 앞으로 펼쳐진 것이 이제까지 우리가 올라왔던 길이다. 아, 그리고 저렇게 붉은 능선 능선이 캣벨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비까지 와서 하이킹은 무지 힘들었는데, 만약 비가 오지 않았다면 무지개를 볼 수 없었겠지.



사진을 정리하면서 문득 아쉬운 게, 사실 우리가 바라보고 올라왔던 봉우리 하나의 정상까지는 올라왔지만 그 이후에 하이킹 코스가 더 있었다. 다음 능선은 더 높은 곳이었고. 하지만 이곳에 와서 날씨 때문에도 그렇고 하이킹도 너무 힘들었고 무지개만 보느라고 이 반대쪽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사진에도 담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게 참 아쉽다. 그 뒤쪽으로는 캣벨에 포함되는 산들이 쭉 펼쳐져 있어서 멋있었을텐데. 이 때 쯤 우린 다시 내려갈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내려가는 길.



케직까지는 걸어서 가기로 했다.




호수지방에서의 3일 중에서 이 날이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며칠만 더 머무를 시간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이후에 비만 더 오지 않았다면 하이킹을 더 하고 싶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에 수없이 감탄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이 곳. 우리 나라 사람들이 여름이면 설악산, 동해로 떠나듯, 왜 영국인들이 이곳을 그렇게 사랑한다는 건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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