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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 두 번째 학기가 끝나자마자 짐을 싸들고 찾아갔던 저~ 위쪽 지방. 호수지방을 들른 후에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엘 갔었다. 에딘버러에 도착하고 바로 다음 날 우린 미리 신청해 두었던 1박 2일 하이랜드 투어를 떠났다. 하이랜드 투어 회사는 Rabbie's, Haggis 등등 많은데, 우리는 Rabbie's를 이용. 3월 말인데도 날씨가 너무 춥고 우리가 하이랜드로 갔을 때 유난히 폭설이 와서 첫날 가기로 했던 루트가 눈 땜에 막혔었다. 난 하이랜드 투어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네스호를 보는 것이었는데, 못 가는 줄 알고 완전 실망..ㅠ 하지만 다행히 다음 날 길이 뚫려서 네스호를 볼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Loch Ness. Loch는 스코틀랜드 어로, Lake를 뜻한다. 네스호가 하이랜드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정말 컸다. 차로 네스호를 쭉 따라 한참을 갔으니.
네스호가 보인 이후로 가장 먼저 내렸던 이 곳은 Uquhuart Castle. 네스호를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한다. 날이 좋을 때는 유람선도 네스호에서 탈 수 있다는데 어휴 이 날은 너무 추워서 네스호를 제대로 보고 싶은 마음보다 성에 내려가기 싫은 마음이 훨씬 더 컸다. 투어하는 멤버 중에 저기 내려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그리고 이 곳은 네스호의 전설의 괴물 '네시'가 처음 목격되어 영국 언론이 난리가 났던 곳이기도 하다. 한 커플이 저 곳 물가에서 놀고 있다가 아주 짧은 시간 빼꼼히 머리를 내어 놓은 네시를 봤다고 하는..
우쿼트 성은 그만 접고, 두 번째로 들른 곳은 Fort Augustus. 네스호에 인접해 있는 작은 마을이다. 언뜻 보기에 마을이 아기자기하게 예뻤는데,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투어가 편하긴 하지만 이런 게 단점이다.
Fort Augustus에서 보는 네스호. 딱 봐도 전망이 우쿼트 성에서 보일 듯한 광경보다는 약간 못 하다.
네스호는 아주 깊고 특히 물이 까만게 특징이라고 한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밑바닥은 어딨는지 가늠할 수 없고, 물이 정말 새까맣다. 계속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 듯한 느낌까지. 왠지 모를 음산함과.. 깊고 넓은 규모에서 오는 위압감? 뭐 그런 거 때문에 괴물에 대한 이런 저런 전설이 내려올 수 있는 거란다. (가이드의 말..)
이 곳에 관광 오는 사람들은 혹시나 네시의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기도 하고, 그래서 여름에는 유람선과 보트가 호수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 네시는 결국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가이드는, 네시는 굉장히 영리한 언론플레이어라고 했다. 긴 시간 잠수해 있으면서 분위기를 살피다가 사람들이 없을 때만 고개를 내미는 거라고. 그러면서 분명히 암컷일 거라고.. 가이드도 그렇고 다른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그렇고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네시를 스코틀랜드의 마스코트 격으로 생각하고 너무나도 애정어린 마음으로 얘기한다. 미스테리를 즐기고, 확인되지 않은 그 무언가를 그냥 믿고 싶어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나 똑같은 것 같다. 네스호의 전설 때문에 그곳을 방문하길 기대했던 나에게, 다른 관광객들에게, 네스호를 소개하는 현지인들에게도, 네시가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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