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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의 일박을 기획하기 전, 봄 일박 장소로 정한 고창. 여행을 좋아하는 선배가 4월에 꼭 고창에 선운산을 가보라고. 너무 아름답다고 했던 걸 들은 게 몇 년 전. 그 때부터 마음 속 버킷리스트였던 선운산을 이번에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고창 나들이를 계획하고 가기 전까지 나를 설레게 했던 것은 선운산이 아닌 숙박 장소. 고창 한옥마을이었다. 생각보다 잘만한 괜찮은 호텔이나 에어비앤비가 없었는데 우연히 한옥 스테이를 발견. 평도 괜찮은 것 같아서 바로 전화해서 예약했다.

 

한옥마을은 차로 가기 무척 편했다. 건너편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어서 부담없이 주차를 해놓을 수 있었다. 우리가 묵을 한옥 앞에는 주차는 할 수 없었지만 차를 잠시 댈 수는 있어서 입실과 퇴실 때 짐을 옮기기가 무척 편했다.

 

 

 

 

 

초입에 보이는 관리소. 이 곳에서 우리가 묵을 방을 안내 받고 열쇠를 받았다. 

 

 

 

 

 

우리가 묵을 곳은 수귀당 안에 있는 두 채의 방 중 우하재.

 

 

 

 

 

우하재와 숭덕재가 대문 하나와 그 안의 뜰을 공유한다. 두어가족이 함께 놀러와서 통째로 빌려서 놀면 좋을 것 같다.

 

 

 

 

 

수귀당 대문. 읍성에 놀러온 분들이 가끔 한옥이 예뻐서 들어가본다는데 그걸 막기 위해 끈으로 저길 묶어 놓으셨다. 

 

 

 

 

 

문고리가 예뻐서. 이건 창문.

 

 

 

 

 

왼쪽이 딱 우리가 쓸 우하재.

 

 

 

 

 

문이 뻑뻑해서 처음에 열쇠로 여는 것이 힘들었는데 한 번 적응하니까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었다. 아침에 저기 앉아서 드립커피 좀 내려서 여유있게 마시려고 했더니만 딱 필터를 놓고 온 남편...^^ 포트도 다 챙겨왔는데ㅎㅎ

 

 

 

 

 

거실에 있는 창문.

 

 

 

 

 

거실은 꽤 넓었다. 화장실도 넓고 쾌적했고 침대방이 하나 더 딸려 있다. 가격대비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었고 호텔방에서 묵는 것보다 또 다른 집같은 아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

 

 

 

 

 

거실 창문에서 보이는 건너편 한옥이다.

 

 

 

 

 

요건 침대방에서 본 앞마당. 저기 보이는 건 옆집 숭덕재의 마루.

 

 

 

 

 

뜰로 나가서도 여러 각도로 찍어봤다. 아기자기 기와 담장에 건너편 한옥의 기와지붕. 사진찍을 맛이 난다.

 

 

 

 

 

뜰에는 민들레씨가 무성하게 올라와 있다. 이 곳에서 자라고 있는 민들레나 쑥은 채취하지 말아달라는 안내가 마루에 붙어있었다.

 

 

 

 

 

깨알같이 투호놀이도 할 수 있게 놓여져있다.

 

 

 

 

 

마을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난 처음에 한옥마을 자체가 관광지이고 그 중 숙박을 하는 한옥이 몇 채 구석에 있는 건 줄 알았어서 작은 규모에 놀랐었는데 딱 숙박시설만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수귀당 대문. 두세 채가 포함되어 있는 이런 대문이 세개가 더 있었다.

 

 

 

 

 

쌍둥이마냥 나란히 있는 대문이 예뻐서.

 

한옥마을이 위치도 참 좋았던 게 조금만 걸어나가면 고창군청이 있는 나름 시내여서 터를 잡으니 웬만한 곳은 걸어서 다닐 수 있었다. 편의점이나 옹기종기 모여있는 찻집, 투썸 등등을 가려면 건너야 하는 작은 하천이 있었는데 그곳도 너무 예뻤다. 시간만 조금 있었다면 여유있게 걸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밤산책이 참 좋았다. 시원하고 맑은 공기.

 

이 곳에 묵어서 좋았던 또 다른 것은 읍성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 대문을 나가 5분만 걸으면 읍성 공원이 펼쳐져 있고 바로 구경하러 올라갈 수 있다.

 

 

 

 

 

원래는 입장료를 받는 곳인데 5시 정도에 저녁 먹기 전 걸으러 갔다가 시간이 애매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더니 매표소에 있는 직원분이 5시 반부터 돈 안 받으니까 고민말고 이따 오시라고. 감사한 팁을 받고 얼른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읍성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가면 성벽 위를 걸을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가파른 계단인데 이 길은 성벽을 옆에 두고 따라 걷는 길이었다. 우리는 왼쪽에 길이 있는 줄 모르고 바로 오른쪽 계단부터 시작했는데 가끔 마주치는, 우리 위에서 반대로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도대체 어떻게 가야 저길 걸을 수 있는 거냐며. 이 길을 가다보면 있는 거냐며. 그러면서 걷고 있었는데 위에서 걷고 있는 분들은 우리를 보며 어떻게 하면 저 아래로 갈 수 있는 거냐며 지나가고 있었다. 엄청 웃었네ㅎㅎ

 

 

 

 

 

성벽 위를 걷는 것이 궁금했는데 이 야경을 보기 시작하면서 성벽 아래를 따라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 해 지는 시간이 7시 20분 정도였는데 우리가 걷기 시작한 시간은 6시 50분. 운이 좋게 타이밍이 딱 맞아서 우리가 걷고 있는데 깜빡깜빡. 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 타이밍에 프로포즈하면 진짜 그냥 넘어가겠다며.ㅎㅎ

 

 

 

 

 

고창읍성 야경이 예쁘다는 글들을 많이 봤는데 역시. 더구나 5월 초. 양 옆에 절정으로 피어있는 흰색 빨강색 철쭉이 만들어주는 동화같은 선명한 색감이 너무 좋았다. 여긴 5월에 와야 해!

 

오빠랑 고창에 오면 꼭 이 곳에만 묵기로 했다. 음식도 다른 구경거리도 고창에 반해버려서 정말 몇 번 이 곳에는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03.May.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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