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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행복해지는 바흐알프제 트래킹 사진.

이 날의 기록들을 올리고 싶어서 런던-스위스 여행 사진일기 쓰기를 달려왔는데

이제서야 바흐알프제 사진을 정리하고 올린다.


바흐알프제 트래킹을 가기로 한 7월 1일.

일어나 눈을 돌리면 창문을 넘어 펼쳐지는 꿈같은 그린델발트.



조식을 먹고 나선 트래킹에 나섰다.

마을 중심가로 나가 coop을 지나 쭉 가다가 왼편에 케이블카 표 파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티켓팅 후 케이블카 탑승.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다.

마테호른 트래킹 코스와 또다른 분위기의 풍경에 내가 이 동산같이 펼쳐진 곳을 걸을 수 있다니,

너무 설레었다.



20분 정도 올라가 펼쳐진 길.

케이블카에 삼각대를 놓고 내려서 내린 직후는 정신이 없었다.

탑승장이나 케이블카를 찍은 사진이 없다.




저렇게 절벽을 발밑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가보지 못했고 멀찍이서 사진만.



파란 하늘 아래 트래킹 시작.




날씨가 환상적이었던 이 날.

이 전의 여행은 잊혀질 정도로 초록초록 파랑파랑.

가는 길 내내 너무 행복했다. 어디에서 셔터를 누르든 융프라우와 아이거의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펼쳐져 있다.





사실 오빠가 피르스트라며, 우리가 트래킹할 곳이라며 블로그 사진들을 검색해서 보여줄 때에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나는 주로 아기자기한 마을 구경과 골목, 상점 구경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리고 스위스 자연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기에 사진만으로는 그 전경이 어떨지 그냥 흙길 같고..

와닿지 않았었는데 마테호른과 이 곳을 경험한 뒤로는 스위스의 어떤 사진을 봐도 실제로 가면 얼마나 숨이 탁 트이고

감탄하게 될 전경일지 이제 알 것 같다. 그립다. 스위스.




가는 길에 보이는 패러글라딩 하는 사람들.



우리도 여기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왔지만 마을로 내려갈 때는 저걸로.



가는 내내 푸릇푸릇.

스프레이처럼 흩뿌려져 있는 노란 야생화들.



처음 15분 정도는 좀 올라가는 길이어서 다리가 아팠다.

중간에 쉴만한 곳이 있어서 앉아서 휴식도 취하고.



대부분은 이런 완만한 코스다.





햇볕이 내리쬐고 덥다면 더운 이 날씨에 거짓말처럼 중간중간 녹지 않은 눈밭이 남겨져 있다.



완만한 경사의 산과 예쁜 구름.




꽤 나이든 노부부도 많았다.

동네마실 오듯이 가벼운 차림으로 손을 잡고 걷던 부부가 벤치에 앉아서 쉬시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기는 그냥 물망초 밭.





그냥 가는 길이 내내 이렇다.



4-50분 정도 걸었나.

조금씩 호수가 나타날 것만 같은 거친 풍경이 보인다.



걷던 길에서 뒤돌아 찍은 길.



왠지 저 너머에 호수가 있을 것 같아서 더 힘을 냈다.



중간 중간 보이던 개울.

눈이 녹으면서 흘러내려가는 것 같다.



걷다보니 어느 순간 눈 앞에 거짓말처럼 호수가 나타났다.



물은 너무 맑고 군데군데 녹지 않은 눈.

뒤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심어놓은 듯 그림같은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하늘이 유난히 맑았던 이 날 호수도 내내 에메랄드 빛이었다.



먼저 내려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




호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돗자리를 폈다.

패러글라이딩 약속시간까지 두시간 정도 남았어서 그냥 멍때리며 실컷 쉬다 가기고 했다.

저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사람들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가서 인증샷도 많이 찍었다.



양팔이 빨갛게 익을 정도로 햇볕은 정말 셌지만 호수 부근은 꽤 썰렁해서 가디건과 바람막이를 입고 있어야 했다.

돗자리에 누워 삼십분 정도 잠이 들었다.



오빠도 하늘 바라보기.




숙소에서 싸온 납작복숭아도 먹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말없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호수도 바라보다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쉬었다.



다시 곤돌라 탑승장으로 돌아가는 길.

패러글라이딩 미팅 스팟이 이 곳이었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여유있게 갔다.





바흐알프제 트래킹에 대해서 쓸 말이 막상 많지 않다.

가서 걸으며 쏟아낸 감탄, 그리고 사진을 보면 복기하게 되는 그 때 그 느낌.

햇빛, 온도, 바람.

눈을 충분히 쉬게 했던 맑고 파란 하늘과 어딜가나 끝없이 펼쳐진 풀밭.


엄마 아빠가 너무 생각났다.

이 곳을 걸으면 너무 행복해할 것 같은데.

모시고 오고 싶다.


July.0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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