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주년이 다가오면서 근사한 뷔페를 갈까 호텔에서 하루 묵을까 고민하다 평소에 나들이 가고 싶었던 곳으로 일박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예전부터 가고 싶던, 가을에 정말 아름답다는 굴업도를 가고 싶기도 했지만 숙박 예약 등의 시기를 놓치고 고민하다 선택한 여행지는 내장산이었다. 11월 초가 절정이라 일주일 정도 미리 간 내장산 단풍 마실이지만 걱정과 다르게 충분히 가을 정취를 한껏 누리고 돌아왔다. 거의 만족도의 밀도가 신혼여행에 버금갔던 이번 여행.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기록해 놓으려고 한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교회로 예배들 다녀온 후 9시가 좀 넘어서 출발했다. 도착하자마자 내장산으로 갈 생각으로 내장산 국립공원 주차장을 찍고 출발. 중간에 고장 차 수리 때문에 막혀서 정체됐었던 ..
베른에서 한 시간반 정도 걸려 그린델발트에 도착! 역에서 나와 번화가 쪽과는 반대인 왼쪽으로 쭉~ 가서,중간에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가면 숙소가 보인다. 숙소 가는 길 왼쪽에 펼쳐진 전경. 우리가 그린델발트에 왔구나!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융프라우로지, 아넥스 크리스탈이었다.융프라우로지는 아넥스 크리스탈과 스위스마운틴 호텔 두 지점이 있다. 스위스마운틴호텔이 본점이고 아넥스 크리스탈이 최근에 생긴 2호점이다.외관 사진을 두군데다 못 찍었지만 외관은 스위스마운틴호텔이 꽃으로 장식된 목조 건물로 훨씬 예쁘다.아넥스 크리스탈은 본점 건너편에 있고 건물 자체는 네모 반듯하게 특색이 없게 생겼는데 대신 뷰가 환상적이다.모든 방이 마운틴 뷰이고 앞이 탁 트였다. 스위스마운틴 호텔은 길 건너 건물들이 있어 이만한 경치..
드디어 그린델발트로 가는 날.여기가 유명한 곳인지,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곳인줄도 모르고 우연히 본 사진 하나에 꽂혀서,우리가 스위스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품고 있던 곳이다. 다른 곳은 오빠가 짜는 대로 따라다녔는데 여기는 그냥 방문이 아니라 꼭 며칠 묵고 싶다고 강하게 원했던 곳.오빠가 일정도 잘 조절해주고,우연히 숙소도 너무 좋은 위치에 있는 걸 잡게 되어서 머무는 시간 내내 행복했던 곳이다. 베른에서 그린델발트로 가기 위해서는 인터라켄까지 가서 기차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스위스를 가면 거의 누구나 가는 인터라켄은 구경하지 않고 갈아타기만 한다는 게 좀 아쉬웠지만,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만큼 그린델발트를 그 곳 대신 가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괜찮았다. 베른에서 튠을..
산악열차의 종착지에서 내리면, 고르너그라트 전망대가 보인다. 사방이 설산이다. 전망대의 탁트인 정면에는 웅장한 마테호른이 자리잡고 있다.사실 tv에서 볼 때는 이게 왜 유명한지 왜들 다 좋아하는지 잘 공감이 안 갔는데,직접 와서 본 마테호른은 스위스 어딜가나 볼 수 있는 다른 산봉우리와는 달랐다.독보적인 높이와 깎아지른 모양도 따로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개성있고 웅장했다. 이 때에는 마테호른 주위를 구름이 빙 둘러싸서 열차를 타고 올라오며 본 것만큼 봉우리가 잘 보이지 않았다.어차피 항상 온전한 봉우리를 보지는 못 한다니까,나는 저 경관보다는 트래킹 자체를 기대하며 왔기 때문에 덜 실망했던 것 같다. 우리가 얼마나 높이 올라와 있는지 보여주는 표지. 시간이 지날수록 걷히기보다는 산으로 몰려드는 구름떼. 전..
트래킹은 우리가 스위스에 온 이유나 다름없다.오빠가 스위스 일정담당이었는데 예전에 마테호른 트래킹이 너무 좋았어서,나랑 다시 오면 다른 트래킹 코스도 함께 경험해보고 싶다고, 트래킹 위주로 스위스 일정을 짰다.마테호른, 피르스트, 제알프제. 드디어 첫 트래킹인 마테호른 고르너그라트 트래킹.8시 6분 기차를 타기 위해 숙소를 나왔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트램에서 본 동네. 마테호른 트래킹을 위해서는 체르마트로 가야한다.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 Brig행 기차를 타고 Visp에서 내려 체르마트행 기차를 탄다. 역시나 돗자리를 가지고. 우리는 여행 기간동안 8일짜리 스위스패스를 구매해서 다녔다.프린트를 해와서 검표할 때마다 좀 불편했는데 좀 싸게 사느라 그랬던 거고,SBB Mobile 앱을 사용하면 좀 편..
저녁을 먹고 잠시 숙소에 들렀다가 장미공원으로 향했다.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지도를 따라 열심히 가다보면 이렇게 노오란 횡단보도가 나오고,길을 건너 저기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장미공원이 보인다. 벤치가 일정 간격마다 있고 낮게 담이 세워져 있는 오른쪽은,베른 시내 전경을 노을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왼편은 장미가 만발해 있고 잔디밭이 있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던 곳이다.우리는 주로 여기 벤치에만 앉아 있고 근접한 장미꽃을 구경했다. 우리나라 꽃시장에서는 수입장미로 분류되는 꽃들이 많았다.내가 좋아하는 겹장미들. 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개량되었는지도 팻말에 써 있었다. 동백꽃 같은 장미꽃도. 베른 시내를 돌아보기 전에,베른을 조금이나마 맛보기 전에 가장 먼저 온 곳이 이 곳이다.제일 먼저 ..
런던 Luton 공항에서 이지젯을 타고 바젤로.바젤 시내까지 트램을 타고 가서 기차를 타고 우리의 목적지 베른으로. 9번 트램을 타고 Spitalacker 역에서 내려서 3분만 걸으면 우리가 3일간 묵었던Hotel Waldhorn이 나온다. 위치도 좋고, 직원들도 너무 친절했다. 방은 침대 양 옆으로 꽉 차게 캐리어 두 개를 펼치면 침대 발 밑으로 지나다닐 공간만 남는,작은 방이었지만 런던에 비하면 화장실도 너무 쾌적하고 좋았다.(변기와 세면대에 빌레로이 앤 보흐 마크가 있는! 빌레로이 앤 보흐가 홈그라운드에서는 이런 것도 만드나보다.) 2박에 355 스위스프랑.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다.트립어드바이저로 급 검색해서 찾아간 Tramway라는 식당.몰랐는데, 이렇게 우연히 하게 된 첫 식사..
두번째 멍때리기 스팟.Primrose hill. 여기는 하이드파크와 약간 다른.대학생 애들이 그룹으로 술 챙겨와서 먹는 곳도 있었고.더 진하게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들도 많았고.관광객이나 그냥 산책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이 곳에서 보는 노을은 참 예뻤다.이틀 전에도 여기 왔었는데, 한 번만 오기 아쉬워서Hyde Park에서 쉬다가 마지막으로 노을을 보자며 Primrose hill에 온 것이다. 세인트폴 대성당부터 더샤드, 런던아이까지 한 눈에 보였다.예쁘게 보름달도 뜨고. 분홍빛 하늘빛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물들던 하늘. 처음 온 날 여기 와인이나 맥주 사들고 왔으면 좋았겠다 했는데,두 번째 오는 이 날도 까먹어서ㅠ 너무 아쉬웠다.Hampstead Heath에서 보는 노을이 더 궁금해졌던 이 곳.
런던에서 보낸 시간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이 때가 아닐까 싶다.윈져에서 돌아와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우리 돗자리 들고 나가서 하이드파크에서 쉴까? 마음이 통해서 나간 런던에서의 마지막 저녁.역시나 서브웨이에서 마지막 저녁을 사들고,켄싱턴 궁이 보이는 넓은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평화로운 저녁.다들 퇴근하고 맥주 사들고 저녁거리 사들고 가볍게 들고 온 블랭킷을 깔고 여유로운 저녁을 즐기고 있었고,혹은 혼자 와서 잔디밭에 가방을 베고 누워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기도 하는.각자의 쉼을 누리고 있던 이 곳. 오빠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삼각대로 우리 모습도 남겼다. 여기서 그냥 하염없이 앉아 멍때리던. 주변 구경하던.여기 사람들은 이렇게 쉬는구나. 퇴근 후의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구나 구경하며 보낸 이 시..
윈저성에 가기로 한 27일.사실, 전 날 베로니카 아주머니에게 우리 일정을 이야기하니,Egham까지 오고 다음날 윈저때문에 굳이 이곳에 또 오면 시간 낭비같다고,기차역에 데려다주는 길에 윈저를 한바퀴 구경시켜줄테니 런던에서 시간을 더 보내라고 하셨었다.아주머니 차로 윈저성을 밖에서 한 바퀴 보고, Long Walk에서는 잠깐 내려 줄테니까 구경하고 사진찍고 오래서 사진도 찍었는데,반전. 오빠가 한 바퀴 둘러보니까 더 와보고 싶어졌다고 해서, 우리의 계획은 바뀌지 않고,다음날 아침 일찍 워털루 역으로 다시 갔다. Windsor & Eton Riverside 역에 도착.워털루 역에서 다른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윈저역으로 가는 기차가 하나 더 있는데,그 기차가 도착하는 역은 아마 좀 멀었던 것 같다. 윈저역에..
Egham에서 돌아온 후, Tower Bridge 야경을 보러.나도 Tower Birdge 쪽은 두 번 정도 밖에 가보지 않았고, 야경은 더군다나 처음이었다.오빠랑 오니 어렸을 때는 무서워서 나가지 않던 런던의 밤(신년 불꽃놀이 때 빼고) 을 매일마다 볼 수 있어 좋았다. Tower Bridge에 도착해서 반대편으로 건너는 길. Tower Bridge에서 본 더 샤드 런던 그리고 워키토키 빌딩.노을지는 하늘색이 참 예뻤다. 모던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하던 이 곳. 노을져 가는 하늘 반대편은 아주 푸르게 하늘이 어둠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늘색과 회색의 타워브릿지와 참 잘 어울리는 하늘색.캬라멜 입힌, 결국은 남긴 넛 한 봉지를 손에 쥐고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둑해질 때까지 하염없이 이 곳에 있었다.피렌체에서 ..
영국에 가장 오고 싶었던 이유.1년간 머물렀던 Egham에 다시 가보고 오빠에게도 너무 보여주고 싶었다.학부 생활동안 가장 여유있게, 평화롭게, 동네와 거주지에 마음을 붙이며 안정감있게 생활한 유일한 곳. Egham을 가기 위해서는 Waterloo역으로 가야한다.2009/10 내내 Egham에서 런던을 오갈 때 발이 닳도록 들렀던 곳. South Western Railway를 타야하는 것,Egham을 가기 위해서는 꼭 Windsor&Eton행을 타야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Egham은 지나치고 큰 역만 들리는 것.플랫폼 중 가장 마지막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야했던 것.공들여 찾지 않아도 하나도 잊어지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고 기억하는대로였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음. Staines에서도 내려서 걷고 싶었지만..
하이드 파크를 관통해 걸어서 닿은 다음 장소는 버킹엄궁. 중앙에 영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것은안에 여왕님이 있다는 표시이다. 우리가 도착할 당시는 근위병 교대식이 한창인 시간이었다. 건물 사진들은 교대식이 모두 끝난 뒤에 다시 돌아가서 찍은 사진들.https://changing-guard.com/dates-buckingham-palace.html 여기에 들어가면 그 날 근위병 교대식이 있는지와 몇 시에 시작하는지 볼 수 있다.보통 오전 11시에 시작. 10:30 정도부터 the mall을 따라 교대할 근위병들이 와서 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사람도 너무 많고 보이지 않아 게이트 사이로 살짝 보면서 소리만 듣다가 자리를 뜨기로 하고 나갔는데,정말 우연히 근위병 교대식을 보는 핫스팟을 발견했다...
두번째 저녁은 Flat Iron에서.후에 오빠가 평하기를 가장 식사다운 식사였다고.. ^^;;가장 익숙한 육식이어서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도끼 모양으로 생긴 나이프가 귀엽다. 가장 기본적인 식사를 시켰다. 컵에 나오는 샐러드도 아기자기했고, 고기 도 알맞게 잘 구워졌고.사이드로 TripAdvisor에서 많이들 추천한 시금치 뭐시기를 시켜봤는데 너무 자연의 맛.나는 의무감에, 그래도 먹을만해서 먹었는데 오빠는 손도 안 댔다 ^^;; June.25.2018
숙소를 알아볼 때 Bayswater 역 부근을 알아본 것은, Hyde Park 가까이에서 묵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심 속에 거짓말처럼 자연을 품은 런던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곳,런던은 공원을 걷는 것이 참 좋구나 알게 해준 곳이 이 곳이었기 때문에,오빠와도 쉽게 공원으로 들어와 산책도 하고 피크닉도 하고 싶었다. 두 번째 아점은 하이드파크에서 먹기로 하고,숙소에서 나와 서브웨이에 들러 샌드위치를 산 후 공원으로 갔다. 아직 잔디밭에 풀썩 앉을 자신은 없어 벤치에 자리를 잡고.이 시간을 보낸 계기로 백화점에 들러 돗자리를 꼭 사기로 했다.가지고 다니면서 피크닉하자고 ^^스위스에서도 쓸 일이 많았다. 추억 돋는 Kensington궁의 Sunken Garden.해리와 메건이 약혼을 발표한 핫한 곳이기도.엄마와..